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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칼럼으로 읽는 GEO 전략 모델 — 네 기업 사례로 본 3C-AI·VRIO-D·STQP·E-E-A-T-C

5일 전
10분 분량

작성자 심준규(Jace Shim) · 경영학 박사,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더솔루션컴퍼니비(TSCB Group) 대표 · 출처 도서: 『AI 승자독식』(라온북플러스, 2026) · 카테고리: GEO 전략 모델



들어가며 — 이론은 사례 앞에서 증명된다


최근 브런치에 칼럼 네 편을 연재했다. 『AI 승자독식』에서 제안한 네 가지 GEO 전략 모델이 어떤 고전 이론에서 출발했고, 그 고전이 생성형 AI의 시대에 어디서 흔들리는지를 학자의 시선으로 차분히 풀어낸 글들이다.


강의실에서 이론을 설명하면 학생들은 늘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실제 기업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나요?” 컨설팅 회의실에서 만나는 경영자들의 질문도 다르지 않다.


이 글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썼다. 네 칼럼을 각각 하나의 실제 기업 사례와 짝짓고, 사례마다 기업의 이야기, 실제로 일어난 일, 고전 이론으로 읽은 모습, 새 모형으로 다시 읽은 모습, 그리고 경영자에게 남기는 메시지를 차례로 정리했다.


네 기업은 Chegg, Patagonia, Airbnb, Air Canada다. 업종도 시기도 다르지만, 고객과 기업 사이에서 정보가 골라지고 요약되고 다시 쓰이는 방식이 바뀔 때 기업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각자 다른 각도에서 보여준다.



이 글과 함께 읽을 브런치 칼럼


각 사례 끝에도 다시 안내하지만, 이론의 배경을 먼저 읽고 싶다면 아래 칼럼부터 열어 보길 권한다.




사례 1 · 3C-AI — Chegg, 경쟁자가 업종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


Chegg는 어떤 회사인가

Chegg(체그)는 미국의 온라인 학습 기업이다. 2000년대 중반 대학 교재를 빌려주는 사업으로 출발했고, 2013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뒤 디지털 학습 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성장을 이끈 서비스는 'Chegg Study'라는 월 구독 상품이었다. 대학생이 교재 연습문제의 단계별 풀이를 찾아보고, 막히는 과제를 전문가에게 물을 수 있는 숙제 도움 서비스다. 시험 기간이면 미국 대학가에서 가장 먼저 열어 보는 사이트 가운데 하나였다.


전통적인 3C로 Chegg를 분석한다면 경쟁사 칸에는 다른 온라인 튜터링 업체, 교재 출판사가 내놓은 학습 플랫폼 정도가 적혔을 것이다. 같은 업종, 같은 고객, 같은 기능을 놓고 싸우는 회사들이다.


2023년 5월, 무슨 일이 있었나

2023년 5월 1일 실적 발표에서 댄 로젠스와이그(Dan Rosensweig) CEO는 3월 이후 학생들의 ChatGPT 관심이 급격히 늘었고, 그 흐름이 신규 고객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경쟁사 이름이 아니라 생성형 AI 서비스의 이름을 실적 둔화의 원인으로 꼽은 셈이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다음 날 Chegg 주가는 한때 48% 가까이 떨어졌다(CNBC, 2023년 5월 2일).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5년 2월 Chegg는 Google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Google 검색의 AI 개요(AI Overviews)가 Chegg의 콘텐츠를 활용해 검색 화면에서 답을 보여주면서 사이트 방문이 줄었다는 주장이었고, 회사는 같은 시기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대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고전 이론으로 읽으면

오마에 겐이치의 3C는 경쟁사를 같은 시장 안의 기업으로 정의한다. 그 정의 아래에서 Chegg는 기능과 가격, 문제 풀이의 정확도로 다른 튜터링 업체를 이기면 되는 회사였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시어도어 레빗(Theodore Levitt)은 1960년 「마케팅 근시안」에서 경쟁의 경계를 업종이 아니라 고객의 필요로 그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Chegg의 고객이 원한 것은 '튜터링 서비스'가 아니라 '오늘 밤 과제를 끝내는 일'이었고, 그 필요에 답하는 대안은 업종 분류표 밖에서 나타났다.


소비자 행동 연구의 고려 집합(consideration set) 이론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존 하우저(John R. Hauser)와 버거 워너펠트(Birger Wernerfelt)는 1990년 고객이 실제로 비교하는 대안은 소수로 좁혀진다고 설명했는데, 학생의 고려 집합에 생성형 AI가 들어오는 순간 Chegg의 자리는 그만큼 좁아졌다.


3C-AI로 다시 읽으면

3C-AI로 읽으면 Chegg의 일에는 두 겹이 보인다. 첫째 겹은 경쟁사 칸의 변화다. '이 미적분 문제를 단계별로 풀어 줘'라는 질문에서 Chegg와 함께 놓이는 대안은 다른 튜터링 업체가 아니라 생성형 AI 서비스 그 자체였다.


둘째 겹은 중개의 변화다. 검색 결과 맨 위에 놓인 AI 요약은 고객과 Chegg 사이에서 정보를 골라 다시 쓰는 중개자로 움직였다. 고객은 Chegg의 사이트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답을 받았다.


3C-AI가 AI를 '네 번째 경쟁자'로 두지 않고 'AI의 정보 중개'라는 별도의 분석 축으로 다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은 기술이 한 질문에서는 대체재가 되고, 다른 경로에서는 기업의 콘텐츠를 재료로 쓰는 중개자가 된다.


이 사례가 전하는 메시지

경쟁자 목록은 업종 분류표가 아니라 고객의 질문에서 나온다.

경영자가 오늘 해 볼 일은 단순하다. 매출에 가장 중요한 고객 질문 열 개를 AI에 직접 던져 보고, 우리와 함께 놓이는 대안이 누구인지 적어 보자. 그 목록에 다른 업종의 서비스나 '아무것도 사지 않는 선택'이 보인다면, 경쟁 분석을 다시 그릴 때가 된 것이다.


함께 읽을 칼럼 → 전략적 삼각형에 비어 있던 자리 (3C가 전제한 세 가지 가정과 중개자의 경제학을 다룬다)



사례 2 · VRIO-D — Patagonia, 보이지 않던 공급망을 꺼내 보이다


Patagonia는 어떤 회사인가

Patagonia(파타고니아)는 미국의 아웃도어 의류 기업이다. 암벽 등반 장비를 직접 만들던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가 1973년 의류 브랜드로 세웠다.


이 회사는 환경 책임을 경영의 중심에 둔 기업으로 유명하다.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에는 『뉴욕타임스』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광고를 실었고, 2022년에는 창업자 가족이 회사 소유권을 환경 보호를 위한 신탁과 비영리 단체에 넘겼다.


ESG 컨설팅 현장에서 Patagonia는 가장 자주 인용되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다만 이 글이 주목하는 대목은 화려한 캠페인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앞선 2007년의 조용한 결정이다.


2007년, 무슨 일이 있었나

2007년 9월 26일 Patagonia는 '풋프린트 크로니클(The Footprint Chronicles)'을 공개했다. 다섯 개 제품이 섬유 원료에서 출발해 미국 네바다주 리노의 물류창고에 도착하기까지의 경로를 웹사이트에 그대로 보여준 프로젝트였다.


경로마다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발생했고 제품이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했는지도 추정해 함께 공개했다. 회사는 같은 글에서 자신들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다.


당시 의류 업계에서 공급망은 대개 영업 비밀의 영역이었다. 어느 공장에서 무엇을 만드는지 굳이 바깥에 알릴 이유가 없었고, 좋은 점보다 약점이 먼저 드러날 위험도 컸다.


고전 이론으로 읽으면

제이 바니(Jay B. Barney)의 VRIO로 보면 Patagonia의 공급망 관리 역량은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의 전형적인 재료다. 협력사와 오랜 시간 쌓은 관계, 소재와 공정에 대한 축적된 판단은 가치 있고 희소하며 따라 하기 어렵다.


스티븐 리프먼(Steven A. Lippman)과 리처드 루멜트(Richard P. Rumelt)가 1982년 말한 인과적 모호성도 여기에 작동한다. 경쟁사가 성공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으니 모방하기 어렵다. 문제는 같은 장막이 고객의 눈도 가린다는 점이다.


조지 애컬로프(George A. Akerlof)의 레몬 시장 이론과 마이클 스펜스(A. Michael Spence)의 신호 이론은 그 결과를 설명한다. 구매자가 확인할 수 없는 품질은 제값을 받기 어렵고, 보이지 않는 품질은 관찰 가능한 신호를 통해서만 판단된다.


VRIO-D로 다시 읽으면

VRIO-D의 다섯 번째 질문, 발견 가능성(Discoverability)으로 보면 풋프린트 크로니클의 의미가 선명해진다. 발견 가능성은 접근, 이해, 확인의 세 층으로 이루어진다.


공급망 정보를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웹페이지로 꺼냈으니 접근의 층이 생겼다. 제품별 경로와 수치로 풀어 설명했으니 이해의 층이 생겼고, 추정치의 한계와 부족한 점까지 함께 밝혔으니 확인의 층도 채워졌다.


공개의 범위도 눈여겨볼 만하다. Patagonia는 제품의 이동 경로와 환경 영향이라는 결과를 보여주었지만, 설계와 공정의 세부 노하우까지 내놓지는 않았다. 『AI 승자독식』에서 제안한 '원천은 지키고 결과는 보여주라'는 원칙과 같은 방향이다.


이 사례가 전하는 메시지

따라 하기 어려운 강점일수록, 의도적으로 꺼내 보여야 시장이 알아본다.

생성형 AI가 어느 기업의 책임 경영을 설명할 때 읽을 수 있는 재료는 공개된 흔적뿐이다. 우리 회사의 대표 강점 하나를 골라, 그 강점이 홈페이지에서 접근되고 이해되고 확인되는지 세 층으로 점검해 보길 권한다.


함께 읽을 칼럼 → 보이지 않는 자원도 경쟁우위인가 (모방을 막는 장막이 고객의 눈도 가리는 역설을 다룬다)



사례 3 · STQP — Airbnb, 목적지 대신 상황으로 묻게 하다


Airbnb는 어떤 회사인가

Airbnb(에어비앤비)는 개인이 가진 집과 방을 여행자에게 빌려주는 숙박 공유 플랫폼이다. 2007년 샌프란시스코의 두 디자이너가 대형 행사로 호텔이 동난 틈에 자기 집 거실에 에어매트리스를 깔고 손님을 받은 일에서 출발했고, 2008년 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전 세계 숙박 시장의 판도를 바꾼 플랫폼으로 성장해 2020년 12월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그 긴 성장 기간 동안 Airbnb의 검색은 다른 여행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어디로, 언제'를 입력하는 데서 시작했다.


2022년 5월, 무슨 일이 있었나

2022년 5월 11일 Airbnb는 '2022 여름 업데이트(2022 Summer Release)'를 발표하며 검색의 출발점을 바꿨다. 55개 카테고리로 400만 개가 넘는 숙소를 묶어,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사람도 해변 바로 앞, 독특한 건축, 국립공원 근처 같은 상황과 취향에서 숙소를 찾게 했다.


회사의 설명은 간명했다. 여행 검색은 25년 동안 거의 바뀌지 않았고, 대부분의 사람은 검색창에 넣을 도시를 몇십 개밖에 떠올리지 못하는데 Airbnb의 숙소는 약 10만 개의 도시와 마을에 흩어져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 이미 알고 있는 목적지를 묻는 대신, 고객이 처한 상황과 원하는 경험을 먼저 묻는 방식으로 탐색의 순서를 뒤집은 결정이었다.


고전 이론으로 읽으면

필립 코틀러가 체계화한 STP는 시장을 나누고(S), 표적을 고르고(T), 그 표적의 마음속에 자리를 정하는(P) 순서다.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는 그 자리를 고객 머릿속의 '사다리'로 비유했는데, 사다리 은유는 고객이 필요할 때 기억에서 브랜드를 꺼낸다는 회상을 전제한다.


목적지 검색은 바로 그 회상에 기댄 방식이었다. 고객이 떠올릴 수 있는 도시만 검색되고, 떠올리지 못한 곳은 아무리 좋은 숙소가 있어도 탐색되지 않는다.


피터 딕슨(Peter R. Dickson)은 1982년 사람만이 아니라 상황을 세분화의 축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2016년 고객이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해결할 일을 위해 '고용'한다고 설명했다. Airbnb의 카테고리는 두 이론이 말한 '상황'과 '해결할 일'을 검색 화면 위에 올린 모습이다.


STQP로 다시 읽으면

STQP는 STP의 표적 시장 선정과 포지셔닝 사이에 질문 매핑(Question Mapping)이라는 단계를 세운다. 표적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결정하려고 무엇을 묻는지 지도로 그린 뒤, 그 질문에 답할 근거를 기준으로 포지셔닝을 정하는 방식이다.


같은 여행자라도 '아이와 함께 수영장이 있는 집'을 찾을 때와 '혼자 조용히 일할 수 있는 시골집'을 찾을 때 던지는 질문이 다르다. 카테고리 하나가 작동하려면 숙소마다 그 상황을 증명할 근거, 곧 사진과 편의시설과 위치 정보가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포지셔닝이 한 문장의 구호에서 질문별 근거 목록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분명히 해 둘 점이 있다. Airbnb의 카테고리는 자체 플랫폼의 검색 설계이며, 생성형 AI 답변을 겨냥한 전략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다만 고객이 조건과 상황을 담아 묻는 시대에 포지셔닝이 어떤 모양이어야 하는지를 한발 앞서 보여준 사례로 읽을 수 있다.


이 사례가 전하는 메시지

고객이 무엇을 기억하느냐보다, 무엇을 묻느냐에서 먼저 자리를 차지하라.

생성형 AI 앞에서 고객은 브랜드 이름보다 상황과 조건을 먼저 말한다. 우리 고객이 실제로 던지는 질문을 상담 기록과 문의 게시판에서 모아, 그 질문마다 답할 근거가 준비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자.


함께 읽을 칼럼 → 고객의 마음보다 먼저 질문을 얻어라 (사다리 은유의 전제와 상황 세분화를 다룬다)



사례 4 · E-E-A-T-C — Air Canada, 조건이 빠진 답의 대가


Air Canada는 어떤 회사인가

Air Canada(에어캐나다)는 1937년 트랜스캐나다 항공(Trans-Canada Air Lines)으로 출발한 캐나다 최대 항공사다. 이 회사는 가족의 사망으로 급히 여행해야 하는 승객에게 할인 운임, 이른바 유족 운임(bereavement fare)을 제공해 왔다.


항공사의 운임 규정은 조건이 촘촘하다. 누가, 언제, 어떤 절차로 신청해야 하는지가 한 줄만 달라져도 승객이 받는 혜택이 완전히 달라진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무슨 일이 있었나

2022년 한 승객이 할머니의 장례에 가기 위해 항공권을 사기 전, Air Canada 웹사이트의 챗봇에 유족 운임을 물었다. 챗봇은 발권 후 90일 안에 환불 신청서를 내면 여행을 마친 뒤에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같은 웹사이트의 유족 운임 안내 페이지는 여행을 마친 뒤의 신청은 받지 않는다고 적고 있었다. 더 아이러니하게도 챗봇은 바로 그 안내 페이지로 가는 링크까지 답변에 달아 두었다.


2024년 2월 14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민사분쟁심판소(Civil Resolution Tribunal)는 Moffatt v. Air Canada 결정에서 항공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챗봇이 별개의 주체라는 Air Canada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웹사이트의 정보는 챗봇이 전한 것이든 정적 페이지에 적힌 것이든 회사가 책임진다고 보았다. 손해배상과 이자, 수수료를 합한 지급액은 약 812캐나다달러였다.


고전 이론으로 읽으면

Google의 E-E-A-T는 경험, 전문성, 권위, 신뢰를 기준으로 콘텐츠를 평가하며, 그 가운데 신뢰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이 기준으로 보면 Air Canada의 공식 안내 페이지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정확했고, 공식 출처였고, 책임 주체도 분명했다.


그런데 문서 단위의 신뢰 평가는 독자가 문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생성형 답변은 문서를 통째로 옮기지 않고 필요한 조각만 떼어 다시 쓴다.


언어철학자 폴 그라이스(H. Paul Grice)의 대화 격률로 보면 무엇이 무너졌는지 보인다. 답변은 필요한 정보를 빠뜨려 양의 격률을 어겼고, 조건을 잃은 주장이 본래보다 넓은 범위를 말하면서 질의 격률까지 흔들렸다. 스탠퍼드대학교의 넬슨 류(Nelson F. Liu) 등이 2023년 보고한 대로, 출처 링크가 달려 있다는 사실과 그 링크가 문장을 뒷받침한다는 사실은 별개였다.


E-E-A-T-C로 다시 읽으면

E-E-A-T-C는 E-E-A-T 위에 인용 가능성(Citability)을 더한다. 문단 하나가 떼어져 다른 맥락에 놓여도 의미와 조건과 출처가 유지되는가를 묻는 질문으로, 독립적 이해, 조건 보존, 출처 추적의 세 조건으로 이루어진다.


Air Canada 사건은 신뢰(T)와 인용 가능성(C)이 갈라지는 장면을 정확히 보여준다. 원문의 신뢰는 높았지만, '여행 완료 후에는 신청할 수 없다'는 조건이 주장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쉽게 떨어져 나갈 수 있는 형태였다면 요약 과정에서 사라질 위험도 그만큼 컸다. 조건을 잃은 순간 주장은 정반대의 뜻이 되었다.


이 사건은 기업이 직접 운영한 챗봇의 일이지만, 외부 생성형 AI가 우리 회사의 정책을 요약할 때도 같은 위험이 있다. 다만 E-E-A-T-C는 정확한 인용을 보장하는 공식이 아니라, 떼어져도 무너지지 않도록 원문을 준비하는 원칙이라는 점을 함께 밝혀 둔다.


이 사례가 전하는 메시지

조건이 빠진 문장은 결국 회사의 책임으로 돌아온다.

환불, 보증, 요금, 자격 요건처럼 조건이 생명인 정보부터 문단 감사를 시작하자. 주장 바로 곁에 대상과 기간과 예외를 붙이고, 문단 하나만 떼어 읽어도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지 알 수 있게 다시 쓰는 일이다.


함께 읽을 칼럼 → 믿을 만한 글과 인용될 만한 글은 다르다 (인용 색인에서 E-E-A-T까지 신뢰 평가의 계보와 대화 격률을 다룬다)



한눈에 보기 — 네 사례와 네 모형


사례

흔들린 고전의 전제

새 모형이 더한 질문

경영자에게 남는 메시지

Chegg (3C-AI)

경쟁사는 같은 업종 안에 있다 (3C)

AI가 끼어들면 누가 우리와 함께 비교되는가

경쟁자 목록은 고객의 질문에서 나온다

Patagonia (VRIO-D)

좋은 자원은 시장이 알아본다 (VRIO)

그 강점이 바깥에서 접근·이해·확인되는가

따라 하기 어려운 강점일수록 꺼내 보여야 한다

Airbnb (STQP)

고객은 기억에서 브랜드를 꺼낸다 (STP)

고객의 어떤 질문에서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

기억보다 질문에서 먼저 자리를 잡아라

Air Canada (E-E-A-T-C)

믿을 만한 문서는 정확하게 읽힌다 (E-E-A-T)

문단이 떼어져도 조건과 출처가 남는가

조건이 빠진 문장은 회사의 책임이 된다



네 사례를 하나의 순환으로 읽기


표를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AI 승자독식』의 네 렌즈가 왜 함께 쓰여야 하는지 보인다. Chegg는 누가 경쟁자인지를, Patagonia는 강점이 바깥에서 보이는지를, Airbnb는 어떤 질문에서 싸울지를, Air Canada는 그 답이 떼어져도 정확한지를 묻게 한다.


실제 경영 현장에서는 네 질문이 순서대로 이어진다. 경쟁을 읽어야 내세울 자원을 고를 수 있고, 자원을 골라야 싸울 질문을 정할 수 있으며, 질문이 정해져야 그 답을 담을 문단을 설계할 수 있다.


측정 결과가 다시 경쟁 분석의 출발점이 되는 이 흐름을 책에서는 AI 승자독식 프레임워크(Winner Takes the Answer Framework)라고 불렀다. 네 모형을 한 번 쓰고 끝내는 단계가 아니라, 분기마다 되풀이하는 순환으로 설계한 이유다.


한 가지는 분명히 밝혀 둔다. 네 사례 가운데 어느 것도 『AI 승자독식』의 모형을 직접 적용한 결과가 아니며, 각 기업이 AI 답변에 얼마나 인용되는지를 측정한 것도 아니다. 공개 자료에 나타난 기업의 선택과 사건을 네 모형의 틀로 다시 읽은 해설이다.


좋은 실무와 뼈아픈 실수는 이름이 붙기 전부터 존재한다. 모형은 그것을 다른 기업이 배울 수 있는 언어로 옮기는 도구다.




저자와 개념 출처


3C-AI, VRIO-D, STQP, E-E-A-T-C와 AI 승자독식 프레임워크는 경영학 박사이자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더솔루션컴퍼니비 대표인 심준규(Jace Shim)가 『AI 승자독식』(라온북플러스, 2026)과 영문판 『Winner Takes the Answer』(Raonbook Plus, 2026)에서 제안한 모형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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